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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몬/기획] [Vision편] 트리브가 영원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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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마요 2024. 6. 3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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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편: Vision편> 트리브가 영원했더라면 어땠을까

 
  ‘트리브가 어느 정도 끝을 달리고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뭔가 새로운 작업을 하기보다는 보수작업을 주로 했습니다. 남은 할 일을 리스트업 하고 개발까지 가지고 갈 것과 버리고 갈 것, 그리고 서비스에서 손을 떼게 되면 큰일 나는 부분들을 어떻게 보완할지 등등을 논의했습니다. 그래서 주로 남은 기획을 도와주거나 너무 오래된 앱처럼 안 보이게 DB를 업데이트하는 일 등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우리가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애초에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닌 진짜 내 생업이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트리브를 약 3년 동안 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라는 한계를 넘어 진짜 본업이었다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뒤늦게 열정을 과시하는 편


1. 앱 내 광고나 상품 판매를 해보고 싶다.

 

  사실 트리브로 돈을 벌어보고 싶었습니다. 무일푼으로 오직 열정만으로 끌고 가기엔 가끔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죠. 그럼 왜 광고를 하지 않았나?라고 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제 기억 상 광고 영역도 선정하고 했지만 팀 내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고 다음에~다음에 하며 넘어갔습니다. 

  물론 광고보단 상품 판매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여행 일정을 짜고 여행 콘텐츠를 보고 나의 장소를 저장하는 게 주된 서비스였습니다. 여행 상품이나 교통편, 음식점 예약, 할인 등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 구조도 될 수 있었죠. 하지만 플랫폼의 역할을 하겠어라고 선언하기엔 실 사용자수가 적었습니다. 우리는 이만큼 가입자가 있고 매일 이만큼 방문해서 이 정도 활동을 해라고 증명해야 상품을 파는 입장에서도 여기에 팔면 어느 정도 수입이 나오겠구나 짐작이 되겠지만 저희는 증명하기엔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 판단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유저수가 되었다면 교통편과 숙소를 연계한 상품이나 음식점 할인 쿠폰을 팔아보고 싶네요. 국내 여행이니 엄청난 패키지 상품이나 입장권은 덜 먹힐 수 있지만 음식점/카페/주유소 할인쿠폰이나 다인 숙소/교통편 위주로 판매했다면 서비스 콘셉트와도 부합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전에 다른 서비스과는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만들어놔야겠지만 (아무한테나 돈 벌 기회는 오지 않으니) 상상은 자유니 까요



2. 전문적인 여행 전문가나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발행하고 싶다.

 

  여행지나 여행 명소를 소개하는 추천여행지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자급자족하며 직접 글을 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위에 글 쫌 쓴다는 지인에게 써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하고 마케팅팀이 어느 정도 꾸려졌을 땐 그들이 쓰기도 했고 학과 후배들에게 에디터를 부탁하여 정기적으로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막판엔 기획자고 개발자고 전부 달려들어 썼던 기억도 있네요..)

  누군가에게 원고비를 줄 수 있는 형편이 되지 않았기에 전문적인 에디터를 고용하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습니다. 저는 트리브가 어느 정도 유저를 모으기 위해선 '매일매일' 들어오고 싶은 서비스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생각했고 그것에 크게 작용할 것이 콘텐츠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물론 저희의 콘텐츠가 퀄리티가 떨어지거나 흥미롭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어떤 트리버의 강릉 여행기'보다는 '여행 칼럼니스트 10년 차의 강릉 맛집'이 더 흥미로워 보이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그랬으면 좀 더 트리브 홍보와 서비스 유입으로 이끌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한 저희가 원래 하던 일에 더 집중하고 콘텐츠는 콘텐츠 전문가에게 맡겨 완벽한 분업을 했으면 좋았다는 생각도 있지요. 막판에는 추천여행지부터 홈콘텐츠까지 모두가 달려들어하다 보니 원래 하던 일보다 콘텐츠가 우선시 되어 양쪽의 밸런스를 못 맞추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듯이... 트리브가 더 성장했다면 꼭 전문 여행 콘텐츠 제작자를 한 명은 고용해보고 싶네요. 

 

3. 서비스 범위를 해외로 확장하고 싶다.

 

  트리브는 우선 국내에만 집중했습니다. 제가 초기 멤버는 아니니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일단 작고 잘 아는 단위부터 시작해서 넓히는 게 중요하니 국내부터 했으리라 짐작이 되네요. 하지만 국내만 서비스를 하며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국내 여행을 장기로 가지 않는 점과 국내다 보니 금전적/시간적 비용에 대해 관대(?) 하기 때문에 계획을 그리 세우지 않는다는 점이죠. 물론 저희는 여러 명과 여행을 갈 때 싸우지 않고 여행 일정을 짜보자~가 큰 서비스의 목적이긴 하지만 저나 제 주변의 국내 여행에 대한 양상을 보면 그렇게 흥미로운 서비스는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물론 해외로 넓힌다고 수천 명이 우리 서비스를 쓸거라 생각은 하지 않지만요. 보통은 해외여행은 낯선 곳이다 보니 미리 계획을 세우고 동선을 짜기 마련이니 다수 인원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 앱을 써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1번과 이어지는 말이지만 해외로 넓히면 그만큼 여행 상품이나 콘텐츠도 확장되어 서비스가 더 풍성해졌을 것 같습니다. (물론 따라오는 업무는 지금의 *10000 정도 되겠지만요)

 

언제나 과거의 내가 지금보다 더 열정적이더라...

 

  이렇게 적어두니 왜 시도하지 않았니?라는 의문이 스스로 들긴 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엔 기능 하나 고치는 것만으로도 벅찼고 그것도 저번달의 트리브보단 나아진 형태였기 때문에 길게 보면 발전한 형태라 볼 수 있죠. 이제 트리브를 더 이상 업데이트할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매일 조금 더 발전된 서비스를 만들려고 팀원들과 노력해서 크게 아쉽진 않습니다. 
 
저의 약 3년 트리브 생활에 대한 회고는 여기까지지만 우리 트리브는 죽지 않습니다. 서비스는 살아있으니 발견하시면 반가워해주시고 한번 사용해 주세요.
그리고 저와 함께 고군분투하고 함께 성장해 온 9명의 트리버 그리고 에디터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좋은 추억이었고 트리브는 제 인생에 후회되지 않는 선택이었습니다.


우리 우정은 뽀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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